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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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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2. 5. 00:38 42/글

'아. 씻고 싶다...'


파란 하늘을 보며 카라마츠는 그렇게 생각했다. 매일같이 섹스를 하는 탓에 넘기지 않고 매일매일 목욕을 했던 카라마츠는 겨우 하루 안 씻었는 데도 몸이 근질근질 했다. 시골이라 그런지 벌레가 문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하지만 어제 대충 둘러 본 바로는 이 집엔 욕실같은 건 없다. 화장실은 갈만한 곳이 아닌 데다 욕실마저 없다니...


'욕실이 없는 집은 처음이야.'


대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산단 말인가.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만 자란 카라마츠는 이정도 일에 금방 집에 가고 싶어졌다. 뭐, 돌아갈 집은 없지만. 시니컬하게 웃고 있자니 밭일을 마치고 온 이치마츠가 가까이 다가왔다.


"뭔일인교?"


"아, 이치마츠씨. 마침 잘 됐네요. 물어 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뭡니까."


"목욕을 좀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기는 카라마츠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치마츠가 요강 때처럼 또 창고로 향했다. 다시 마루에 앉아 얌전히 기다리니 저벅저벅 발소리가 들려 왔다. 칠이 벗겨지고 녹슬어 아래가 까맣게 탄 드럼통을 들고 나온 이치마츠는 수도 근처에다 드럼통을 내려 놓았다. 수도 옆에 놓인 벽돌을 둘러 쌓고는 드럼통을 들어 그 위에 얹어 놓자 호기심이 생긴 카라마츠가 이치마츠의 옆으로 다가갔다.


"뭐 하시는 거예요?"


"여따가 물 끓이가 찬물이랑 섞어 갖고 씩그면 됩니다."


"...? 어디서요...?"


불안함을 느낀 카라마츠가 조심스레 물었다. 이치마츠는 당연하다는 듯 수돗가로 시선을 옮겼다. 역시나ㅡ!! 이렇게 뻥 뚫린 곳에서 알몸으로 목욕을 해야 한다니. 외진 곳이긴 하지만 사람이 아예 오지 않는 곳도 아니고 담이 높은 것도 아니었다. 아무리 퍼펙트한 바디를 가진 자신이지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보여지는 것은 사양이었다. 뭐, 야외 섹스도 실컷 해본 주제에 부끄럽냐고 물으면 할 말 없지만.

당혹스러운 표정을 읽었는지 제 붉어진 목 뒤를 쓰담은 이치마츠가 말을 이었다. 


"방에 드가 있을 텐게 부끄러버 하지 마시이소."


"읏..."


카라마츠의 얼굴도 덩달아 빨개졌다. 자신이 보는 것을 부끄러워 한다고 생각해 배려하는 말을 한 것이겠지만 카라마츠는 오히려 그 말에 더 부끄러워지고 말았다. 카라마츠가 아니라 이치마츠 쪽이 더 의식 하고 있지 않은가! 남자끼리인데, 자신이 남자를 좋아하는 줄도 모르는 사람인데. 붉어진 목덜미는 남자가 카라마츠를 의식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그러고보니 어제 옷을 갈아 입을 때에도 바로 문을 닫았더랬다.

그렇게 생각 하니 몸이 달았다. 일주일 째 섹스를 하지 못했더니 금방 숨이 가빠져 오며 아래에 피가 몰렸다. 카라마츠는 그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손을 앞으로 모으고 이치마츠에게 시선을 맞췄다.

보석처럼 푸른 눈동자에서 눈을 떼지 못한 이치마츠가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금방 내 지 줄 텐게 걱정마이소."


"네?"


"목욕탕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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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