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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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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3. 21:51 42/썰
오토코노코 마피


자기가 엄청 예쁘다고 생각하고 남자애들 옷은 너무 밋밋해 보이는 거지... 그에 비해 여자애들 옷은 하늘하늘하구 반짝거리구 예뻐서 자기한테 딱이라구.. 결 좋은 검은 머리두 여자애들처럼 기르고 예쁜 리본으로 묶고 다니구

화친(?)을 맺은 조직들 사이에 파티가 열렸는데 꼬마아이용 드레스를 입고 평소보다 화려한 모습을 한 마피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흥흥거리며 정원을 돌아다니고 있었음. 꼭 저를 닮은 아름다운 장미들을 보며 이따이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그 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림. 어린아이의 발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웬 보라색 셔츠에 흰 반바지를 입고 있는 남자애가 서 있는거. 멍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어서 고개를 갸웃거린 마피가 토토토 다가가 앞에서 손을 휘적거렸으면.


"너 어디 아파?"


"...으응?!"


"흐응~ 아니면... 나한테 반했구나?!"


그 당돌한 말에 돈의 얼굴이 새빨개졌음. 그 모습에 안그래도 좋던 기분이 더 좋아진 마피는 꺄르륵 웃으며 돈의 손을 잡고 정원 곳곳을 돌아다녔음.


"이 꽃이랑 나 중에 누가 더 예뻐?"


"......너..."


일부러 지은듯한 예쁜 표정으로 질문을 하는 마피는 대답할 때까지 그 예쁜 푸른 눈으로 돈을 바라봤기에 돈은 생전 처음으로 저답지 않은 간질간질한 대답을 해야만 했음. 진심이기도 했고.

조직간의 화합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져버려서, 그 날 이후로 그 아이를 볼 수는 없었지만 돈의 마음속엔 꽃 속에서 웃던 꽃 같은 그 여자아이가 남아있었음. 여자를 만나도 그 아이가 생각나는 검은머리에 푸른 눈을 한 여자를 만난다든가 하는 식으로.

파티는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나가게 도면 반짝반짝 화려한 옷을 입었던 그 여자아이가 혹시 파티에 나오지 않았을까 한 번씩 살펴보곤 했음. 그 날도 샴페인 한 잔을 들고 슬쩍 주위를 살피는데, 누군가와 턱 부딪히고 말았음.

정장에 샴페인을 쏟은 돈은 인상을 찡그리며 뒤를 돌았고, 쨍한 파란색의 셔츠에 검은 재킷을 입은 남자를 발견했음. 가운데에 큼직한 선글라스를 꽂고 있는 남자는 돈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곧 생긋 눈웃음을 치며 손수건으로 돈의 가슴팍을 닦아주었음.

평소같았으면 분명 화를 내며 그 손을 쳐냈을텐데. 어째서인지 남자를 본 순간 뇌가 멈춰버렸음. 접은 눈이 새치름하니 야릇한 분위기를 풍겼는데 그 안에 자리한 눈동자가 그 아이와 똑같은 색이어서일까? 잘 보니 머리도 검었고 결이 아주 고왔음.

가까이 온 탓에 마음을 자극하는 장미 냄새가 났는데, 그 아이와의 첫만남을 떠올리게 했음. 답지않게 멍하게  제 가슴팍을 닦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고 있자니 남자가 고개를 들고 저를 바라봤음.


'이 눈동자...'


역시 그 아이랑 똑 닮았다. 하지만 이제껏 남자에게 이런 마음을 느낀 적은 없었는데... 미간을 찡그린 돈에게 남자가 물었음.


"혹시 어디 아픈가?"


"...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니

이번엔 남자가 자신만만하고 당돌해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돈을 바라봤음.


"아니면 나한테 반하기라도 한 건가-?"


"...!!"


데자뷰. 그 아이와의 첫 대화와 같은 말에 돈이 눈을 크게 치뜨며 숨을 멈췄음. 남자는 어라? 하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돈의 눈 앞에 제 하얀 손을 살랑살랑 흔들었음.. 그 손은 기억 속 곱고 작은 손과는 달리 마디가 두껍고 큰 것이 척 봐도 남자의 손이었지만, 돈은 가슴이 울렁이는 것을 막을 수 없었음. 마침 경호원들이 남자의 앞을 막아서며 돈의 상태를 살폈음.

돈은 손을 휘적거려 경호원들을 뒤로 물리고 멀뚱히 서있는 남자에게 다가갔음.


"혹시 시간이 된다면 위에서 함께 와인이라도 하지 않겠어?"


"흐응? 그거 혹시 작업인가?"


남자에게 호의를 받는 것이 처음이 아닌듯 남자가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음. 가장 좋은 스위트룸에서 와인을 즐기던 둘은 그대로 뜨거운 밤을 보냈음.

다음날 아침, 돈은 옆자리를 툭툭 치다 어? 하고 번쩍 눈을 떴음. 휑한 침대에 다급히 몸을 일으키는데 욕실 문이 열리고 남자가 나옴. 흰 가운만 입은 남자는 촉촉한 머리를 한 채

돈에게로 다가왔음. 일어났는가? 이치마츠도 씻는게 어떤가? 어째서 저렇게 아름다운 건지. 돈은 멍하게 마피를 바라봤고, 마피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해사하게 웃으며 헤 벌린 입에 쪽 키스를 해주었음.

둘은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가 됐고, 이치마츠의 연인이었던, 혹은 노리고 있는 여자들이 카라마츠의 검은 머리와 푸른 눈을 보고 어차피 너도 누군가의 대용일 뿐이라던가 이간질했지만, 카라마츠는 그들이 자신보다 아름답지 않은 것을 재고는 생긋 웃었음.

당신들이랑은 달리 난 아름다우니까. 그렇게 말하며 웃는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서 여자들은 씩씩대며 사라지곤 했음. 힘으로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조금은 '대용'이라는 말이 신경쓰였던 마피. 생각해보면 자신을 찾아오는 여자들은 비웃긴 했지만 어딘가 자신과 비슷했기 때문이었음. 당당한 태도, 화려한 옷, 검은 머리에 푸른 눈. 물론 내가 제일 아름답지만! 이렇게 오래 가는 것만 해도 돈이 자신에게 푹 빠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었음. 그래도 역시 신경이 쓰인 마피는 돈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음.

저녁을 먹고 와인을 한 잔 하고, 뜨거운 밤을 보내고 목욕까지 마친 뒤, 마피는 가운을 입고 돈의 옆에 엎드리며 첫사랑에 대해 물었음. 돈은 화들짝 놀라며 말해주지 않으려 했지만 눈웃음을 치며 몸을 붙여오는 마피의 애교에 살살 녹아버리고 말았음.


"절대, 절대로 오해하지 마. 지금은 널 좋아하니까."


진지하게 고백을 해오는 돈의 모습에 '역시.'하고 여자들을 비웃은 마피가 돈의 뺨에 키스해주었음. 키스에 히죽거리던 돈이 큼 헛기침을 하곤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음.

돈은 첫사랑과 아주 어린 시절 단 한 번만을 만났다고 했음. 그러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어딘가 겪어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피는 고개를 연신 갸웃거렸음. 이상한 데자뷰에 돈을 자세히 살피던 마피는 아! 하고 소리쳤음.


"혹시 그 때의 샤이보이?!"


"에?"


멍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돈을 보고 마피는 반가운 얼굴로 옛 기억을 풀어냈음. 인생의 처음으로 갔던 파티였기에 그날은 마피에게도 인상 깊게 남아 있었음. 마피의 신난 목소리를 들으며 돈은 정보를 조합하다 곧 얼굴이 시뻘개졌음.

첫사랑과 닮은 사람이 아니라 그냥 첫사랑의 그 아이였음. 여자아인줄 알았는데... 어릴때부터 마피에게 쏙 반해 있었던 것을 들킨 것이 부끄러워 돈은 입을 꾹 다물었고, 마피는 하하 웃으며 돈의 볼에 꾹 눌러 키스했음.


"이치마츠는 여전히 샤이보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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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