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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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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9. 02:17 24/글
이치마츠 선생님과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확인한 이후 한 달이 지났다. 얼굴을 보고 인사를 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올라 매일매일이 기대가 된다. 오히려 학교에 가지 않는 주말이 싫어질 정도로 좋았다. 눈이 마주치면 하얀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쑥스럽게 웃으며 살짝 손을 흔든다. 이치마츠 선생님! 하고 웃으며 달려가면 깜짝 놀라면서도 살짝 고개를 숙이며 행복한 듯 웃는데 그게 정말 귀엽다. 첫 만남은 이치마츠 선생님이 학교를 둘러보러 온 날. 항상 까무잡잡한 피부의 촌티 팍팍 나는 마을 사람들만 보는 하루하루였다. 아직 수업 중의 복도에서 만난 이치마츠 선생님은 꼭 천사 같았다. 하얗고 부드러워 보이는 피부에 조금 갈색을 띄는 부스스하지만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카락, 무테의 안경을 쓴, 옷차림도 보라색 가디건에 고양이가 그려진 티셔츠와 청바지. 세련된 도시사람이라는 테가 확 났다. 패션같은건 잘 모르지만 옷을 잘 입는다는걸 알 수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흠칫 놀라며 눈길을 피하는데,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실례지만 꼭 아기고양이처럼 귀여웠다.
다 같은 시골마을 사람들이라 가족이 몇 명인지, 어제 뭘 했는지까지도 다 아는 사람들 뿐인데 거기에 섞여든 이방인은 어딜가나 눈에 띄었다. 게다가 그 날 후로는 항상 흰색 가운을 입고 다녔기에 더 눈에 띄었다. 이치마츠 선생님은 마을 중앙에 있는 학교에 양호 선생님으로 온 것이었는데 보건소라도 가려면 읍내에 나가야 했기에 다들 무슨 일만 나면 양호실로 향했고 어느샌가 마을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 물론 나에게도.
환영하는 잔칫날, 멀뚱히 앉아 있는 이치마츠 선생님을 계속 바라보며 먼저 인사를 할까? 말을 걸어볼까? 부담스러워 하면 어쩌지? 고민을 했다. 동네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젊은 사람은 젊은 사람이랑 얘기해야 말이 통하지. 라며 마을의 유일한 20대인 나를 선생님의 앞으로 밀어줘서 그제야 인사를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감사하다.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술에 취해 발그레해진 선생님도 보고... 그 때의 선생님은 정말 예뻤다. 아니! 지금도 무지무지 예쁘지만..! 우리는 사귄지 일주일만에 손을 잡는데 성공하고, 20일 쯤 후 왠지 좋은 분위기가 되어 입을 맞출 수 있었다. 마루에 걸터 앉아 이야기를 하다 묘한 정적이 흐르고, 눈이 마주치자 이치마츠 선생님이 눈을 꼬옥 감았다. 긴장한듯 붉어진 얼굴로 가늘게 떨고 있는 선생님의 뺨을 감쌌다. 손이 닿자 움찔 떨며 눈을 더욱 꼭 감는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떨린다. 천천히 다가가 이치마츠 선생님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고 따뜻하다. 5초 쯤 있다 입술을 떼고 바른 자세로 돌아앉았다. 온 몸에 열기가 돌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입술이란건 이렇게 부드러운거였구나..! 무심코 입술을 만지자 거칠거칠한 각질이 느껴진다. ...! 이치마츠 선생님한테 이런 입술로..! 분명 나랑은 달리 기분 나빴을거야..! 절망하며 고개를 푹 수그리는데 옆에서 이치마츠 선생님이 말을 걸어왔다.

"...카, 카라마츠, 선생님은... 키..스... 해.. 보셨나요...?"

"...예에..?! 아, 아뇨! 이치마츠 선생님이 처음입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홱 바라보며 큰 소리로 대답하자 놀란 눈으로 올려보다 얼굴이 새빨개진다. 나도 얼굴이 뜨거운게 선생님보다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멀쩡하진 않았으리라. 어색하게 웃으며 다시 돌아 앉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하, 하하! 죄, 죄송합니다..."

"...아. 아..니예요..."

아이들이 부르기 전까지 그렇게 한참을 후끈후끈한 얼굴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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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마님